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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기에 파리 그렸더니…'넛지'의 세일러 노벨상 받았다

주류 경제학의 합리적 인간 부정 상금 어떻게 쓸것이냐는 질문에 "가능한 한 비합리적으로 쓰겠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행동경제학 권위자인 리처드 세일러(72) 시카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세일러 교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넛지'(2008년)의 공동 저자며, '승자의 저주'(1992년)도 집필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심리학적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 분석의 대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49번째 노벨 경제학상을 세일러 교수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개인의 제한된 합리적 행동, 사회적 기호, 자기 통제 결여의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이 같은 인간의 특성이 조직적으로 개인의 의사결정과 시장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세일러 교수는 1945년 뉴저지주에서 태어났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를 졸업하고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넬대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냈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의 접경 부분을 파고드는 경제학의 한 학파다. 30여 년간 이론 체계를 갖췄다. 행동경제학자는 합리성과 이기심으로 뭉친 경제적 인간을 전제로 한 주류 경제학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합리적인 인간'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을 비합리적 존재로 단정 짓지는 않는다. 경제주체들이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며 때론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인간의 성향을 활용해 경제적 성과를 끌어 올리는 게 행동경제학이 지향하는 목표다. 세일러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대중을 위해 쉽게 풀어내는 데도 관심을 가졌다. '넛지(nudge)'의 사전적 의미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다. 책에서는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의 힘을 '넛지'라고 정의했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로 밖으로 튀는 소변량을 80%나 줄인 게 좋은 예다. 세일러 교수는 인간은 불완전하고, 판단과 선택을 할 때 실수와 오류를 저지르기 때문에 선택 설계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넛지'의 공동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9일 블룸버그 기고에서 "세계 여러 정부의 정책에 세일러 교수의 이론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료들이 그의 이론을 활용해 연금·기금을 늘리고, 빈곤을 줄이며, 일자리를 만들고, 도로 안전부터 건강 증진까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러 교수는 2007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빅 쇼트'(2015)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카지노의 블랙잭 테이블에서 배우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합성 부채담보부증권(Synthetic CDO)을 설명했다. 세일러 교수는 수상 직후 노벨위원회와 전화로 연결해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위원회가 내 업적을 소개할 때 연기 경력을 언급하지 않아 서운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거액의 노벨상 상금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것이냐, 인간적으로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능한 한 비합리적으로 쓰겠다"고 답했다. 세일러 교수는 황금 메달과 상금 900만 크로나(약 110만달러)를 받는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2017-10-09

시상식 참석 질문에 “나는 밥 딜런이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 회견

9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가 정부의 적은 개입을 강조했다. 세일러 교수는 이날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벨상 수상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미디어, 시카고대 재학생들이 참석했다. 그는 이날 “장관들을 만날 때 ‘목표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쉽게 만들라’고 조언을 한다”며 “예를 들자면 정부는 세금 보고, 학자금 융자 등을 통해 일반인에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어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넛지’에 나오는 예시로 학교 지원서를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만들면 더 많은 사람에게 고등 교육을 장려할 수 있다”며 “이렇듯 적은 정부의 개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으며 위트 있는 말과 함께 감사함을 표했다. 세일러 교수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침에 있었던 일에 대해 “푹 자고 일어나 전화로 소식을 접했으며 많은 사람이 나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몇 시간 동안 어느 곳에도 말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오늘 있을 기자회견과 스톡홀름(노벨상 시상식 장소)에 오라는 것에 대한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밥 딜런이 아니기 때문에 (시상식에) 갈 것”이라는 농담과 함께 시상식 참석 의사를 보였다. 그는 “시카고대에서의 20년 근무가 좋은 경험을 갖게 해줬다”며 “함께 일한 동료,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세일러 교수는 심리학의 문제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토대를 마련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7년 제49회 수상자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는 "세일러 교수가 현실에 있는 심리적인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 분석의 대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했다"고 학문적 공로를 평가했다. 노벨위는 세일러 교수가 ▶제한된 합리적 행동 ▶사회적 기호 ▶자기통제 결여의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이 같은 인간적 특질이 시장의 성과뿐만 아니라 개인적 결정에 어떻게 조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세일러 교수는 사람들이 새해 다짐을 잘 지키지 못하는 점에 대한 연구에도 족적을 남겼다. 그는 '함께 행하는 동반자 모델'을 통해 자기통제 문제를 분석하는 방식을 보여줬다. 이는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이 장기, 단기행동 사이의 내적 긴장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하는 틀과 비슷했다. 세일러 교수는 노년을 위해 저축하거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등의 계획이 실패하는 중요한 이유는 단기적인 유혹에 굴복하는 데 있다고 봤다. 세일러 교수는 응용 연구에서 '너징'(nudging·가벼운 개입)이 운동하거나 연금을 위해 저축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같은 맥락에서 증명해냈다. 노벨위는 "전체적으로 볼 때 세일러 교수는 개인의 의사결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과 심리학적 분석을 연결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의 실증적인 연구결과와 이론적인 통찰력은 새로 급속히 확장하는 행동경제학 분야를 창조하는 데 핵심이었다"며 "이는 경제 연구와 정책을 다루는 많은 분야에 심오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상금은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10만 달러)다. 장제원 기자

2017-10-09

노벨 문학상에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로서 가즈오 이시구로(사진) 같은 소설가와 동시대에 산다는 사실이 큰 격려가 된다." 매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무라카미 하루키 말이다. 5일 스웨덴 한림원이 일본 출신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63)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사라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이시구로의 작품에는 제인 오스틴과 프란츠 카프카의 세계관이 혼합돼있다"며 "개인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을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지만 가즈오 이시구로는 모든 작품을 영어로 집필하는 영국 국적 소설가다.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5살이 되던 해에 영국으로 건너갔다. 영국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이직한 아버지를 따라서였다. 이후 영국 켄터베리에 위치한 켄트대 철학 학사.이스트앵글리아대 문예창작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여왕 별장에서 꿩 몰이꾼으로 일한 특이 경력이 있으며 1976년부터는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전업 작가로 나선 지 1년 만인 1983년, 그는 '창백한 언덕 풍경'을 세상에 내놓는다. 태평양 전쟁 후 황폐화된 나가사키를 외부인 시선에서 그려낸 이 소설로 이시구로는 '영국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 20인'에 선정되며 단숨에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1989년에는 세 번째 소설 '남아있는 나날'이 맨부커 상을 수상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고 이후 꾸준한 집필 활동을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을 받았다. 복제 인간을 통해 삶의 존엄성을 다룬 '나를 보내지마(Never let me go, 2005)'는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후 10년 간 집필 활동을 중단한 그는 2015년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파묻힌 거인'을 발표한다. 고전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키는 이 소설은 망각의 안개가 내린 고대 잉글랜드 평원을 무대로 기억을 찾아나서는 이들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역시 할리우드 영화화가 확정됐다. 수상 직후, 이시구로는 BBC 인터뷰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은 내가 앞서 살았던 대단한 작가의 발자취를 밟고 있음을 의미한다. 영광이자 훌륭한 표창"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불확실한 순간을 사는 우리에게 노벨상이 긍정적인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매우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kim.jiyoon2@koreadaily.com

2017-10-05

괴짜들의 잔치 '이그노벨상'에 한국인 선정

'처음엔 사람들을 웃기지만, 그런 뒤 곰곰히 생각하게 하는 연구에게 주는 상.' 하버드대학의 유머 과학잡지 'AIR'이 지난 14일 제 27회 이그노벨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한 것으로 '이그노벨'은 '있을 것 같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말과 노벨이 합쳐진 말이다. '품위 없는'을 의미하는 단어 'Ignoble'과 상통하기도 한다. 올해 이그노벨상의 유체역학 부문에는 '걸을 때 커피가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 규명한 한지원(사진)씨가 선정됐다. 이 연구는 한씨가 과거 민족사관고등학교 재학 시절 작성한 15페이지짜리 논문이다. 한씨는 커피가 담긴 와인잔에 4Hz 상당의 진동을 가하면 표면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지만, 원통형 머그잔에 담긴 커피는 액체가 밖으로 튀고 쏟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컵의 모양에 따라 유체의 운동이 달라짐을 밝혔다. 또 컵의 윗부분을 손으로 쥐고 걸으면 공명 진동수가 낮아져 커피가 덜 튄다고 설명했다. 현재 버지니아대학에 재학 중인 한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이 연구를 통해 배운 교훈이 있는데, 연구는 당신이 몇 살인지 혹은 얼마나 똑똑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지의 문제"라며 위트 있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1991년에 처음 제정된 이그노벨상은 쓸모없어 보이지만 발상의 전환을 돕는 연구자들을 선정한다. 상금도 없고 수상소감도 60초로 제한됐지만, 실제 노벨 수상자가 시상을 하는 등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2010년에는 이그노벨상 수상자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수상 부문은 생물학·평화·유체역학·의학·문학 등 10개 분야가 있다.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한국인의 경우 1999년 FnC코오롱의 권혁호씨가 '향기 나는 정장'을 개발해 환경 보호상을, 2000년 문선명 통일교 교주가 3600만 쌍을 합동 결혼시켜 경제학상을, 2011년 이장림 목사가 세계 종말을 예측해 수학상을 수상했다. 정인아 기자 jung.ina@koreadaily.com

2017-09-15

내달 노벨문학상 누가 품을까…시옹오·하루키·애트우드 3파전

올해 노벨문학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5개 부문 노벨상 수상자 발표일을 10월 초로 공개하면서 노벨상 시즌이 시작됐다. 문학상은 관례대로 날짜를 미리 공지하지는 않지만 목요일에 발표해온 관행에 따라 10월 5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큐멘터리 르포작가(2015년 알렉시예비치)와 대중음악가 (2016년 밥 딜런)에게 잇따라 메달을 걸어주며 문학의 영역을 넓혀온 노벨상이 또다시 '파격'을 택할지가 올해 관심 포인트다. 노벨상 수상자와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예측기관은 영국의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다. 토머스 트란스트뢰메르(2011년), 모옌(2012년), 파트릭 모디아노(2014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등 최근 수상자 대부분이 래드브록스의 배당률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현재 케냐 출신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가 배당률 4대 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시옹오는 '한 톨의 밀알' '십자가 위의 악마' 등 여러 작품을 발표했다. 2003년 존 맥스웰 쿳시(남아공) 이후 10년 넘게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가 없다는 점이 시옹오에 대한 기대를 해마다 높이는 요인이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배당률 5대 1로 시옹오를 뒤쫓고 있다. 대중적이고 개인적인 작품 스타일이 언뜻 노벨상이 추구하는 '이상적' 문학과 동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2006년 카프카상, 2009년 예루살렘상을 받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언급됐다. 최근 몇 년 새 부쩍 사회적 발언을 늘리고,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대학살과 동일본대지진 에피소드를 집어넣은 것도 노벨상을 위한 일종의 '프로모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도 배당률 6대 1로 급부상하고 있다. 애트우드는 '눈 먼 암살자'로 2000년 부커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카프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소설.평론.동화 등 장르를 오가며 페미니즘.환경.인권.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쓴다는 평가다. 그외 아모스 오즈(이스라엘),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이탈리아), 하비에르 마리아스(스페인)가 각각 배당률 10대 1을 기록했다. 한국의 고은 시인은 배당률 16대 1로 10위를 기록했다.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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